사회복지사: 사회적 위험에 맞서 싸우는 사람들
사회복지의 실천은 사회복지사와 클라이언트의 만남을 전제로 시작된다. 클라이언트의 문제를 같이 공유하고 원조하는 가운데 더 나은 사회를 형성하는 데 목적이 있다. 그런데 클라이언트는 사회적 관계, 환경, 구조 속에서 존대한다. 사회복지사 또한 자신이 속한 기관, 시설, 단체는 물론 그 시대의 사회의 시선과 제도 속에서 활동한다. 따라서 사회복지의 실천은 일차적으로 사회복지사와 클라이언트의 만남이지만, 좀 더 넓게는 클라이언트가 속한 세상과 사회복지사가 이해하고 있는 세상의 만남이기도 하다. 따라서 사회복지사는 클라이언트에 대한 전문적 원조에 관심을 가질 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세계에 대한 자신의 관점 속에서 접근해야 한다. 이 관점 속에서 사회복지의 실천은 단순히 클라이언트가 아니라 세상과 만나는 과정이고, 세상을 변화시키는 실천이다.
우리는 사회복지의 실천에 대한 관점과 이론을 공부하고 익히며, 사회복지의 실천이 서 있는 사회구조와 사회적 관계, 더 나아가 이 실천을 통해 만들고자 하는 세상에 대한 상을 가져야 한다.
사회복지사와 그가 일하는 사회복지 실천 현장은 사회와 국가로부터 분리된 것이 아니라 긴밀히 연관되어 있다. 이러한 점에서 사회복지 실천 현장의 위상은 국가와 시민사회의 중간에 있다. 정치사회는 의회를 포함한 일련의 정치 세계를 의미하지만, 국가는 사회운영과 관련된 모든 것을 포괄한다. 한편 시민사회는 경제적인 활동이 이루어지는 공간인 동시에 시민, 주민, 국민들이 존재하는 공간이다.
이러한 점에서 사회복지관과 같은 사회복지 실천 현장은 국가 또는 정치사회와 시민사회를 매개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즉, 한편으로 사회복지관은 시민사회의 욕구를 조직하고, 이것을 국가를 통해 관철하고자 해야 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국가의 정책을 단순히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것을 시민사회의 욕구에 맞게 적용해야 한다.
사회복지사의 역할은 우편집배원처럼 단순한 전달자가 아닌 중재자여야 한다. 전달자란 우편집배원처럼 단순히 어떤 정보나 심부름을 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전달자의 임무는 배달 사고 없이 충실하게 물건이나 의도를 전달해 주면 된다는 점에서 단순한 서비스 정신을 가지면 안 된다. 전달자로서의 사회복지관은 국가와 정치사회의 이야기를 시민사회에 전달하고, 반대로 시민사회의 욕구를 조직하고, 이것을 국가와 정치사회에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중재자란 양자 간의 의견, 욕구, 목표, 행위 양식에 개입하여 일정한 방향을 부여하는 역할을 한다. 다시 말해 이것은 양쪽으로부터 상대적인 자율성을 가지는 것으로 자기의 결정권과 의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중재자로서의 사회복지 실천 현장은 시민사회의 욕구를 잘 정리하고 가공해서 국가+정치사회에 전달하는 한편, 국가+정치사회의 요구를 시민사회의 상황에 맞게 가공하고 실현하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사회복지 실천 현장은 현장의 욕구를 잘 정리하고 대변하는 역할을 해야 하는 한편, 국가와 정치사회의 의도와 목표를 잘 소화하여 현장에 맞게 실현해야 한다.
이처럼 중재자로서의 사회복지 실천 현장은 상대적인 자율성을 가지는 능동적 행위자를 의미한다. 정리하면 중재자로서의 사회복지 실천 현장의 실천은 단순히 수동적인 전달자가 아니라 자기 생각과 의견을 가지는 능동적인 주체로서 '국가+정치사회'나 시민사회의 성격과 내용을 바꿀 수 있어야 한다.
사회복지사는 클라이언트, 좀 더 넓게 보면 현실을 살아가고 있는 인간들의 문제에 개입하여 안녕의 상태를 만드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혼자 뚝 떨어져 있는 고립된 존재가 아니다. 그들은 다양한 사회적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고, 복잡한 사회환경과 다양한 형태의 정치체제 및 자본주의의 경제구조 속에 놓여 있다. 사람들과 관련된 사회적 위험은 사람 간의 관계, 환경, 구조 등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되어 있다. 따라서 사회복지사는 단순한 열정과 단순한 동정심을 가지고 사회적 위험의 문제들을 해결할 수 없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회복지사가 전문가여야만 하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사회복지사는 예술가인 동시에 과학자여야 한다. 또한 사회복지사는 행정가, 정치가, 정책 입안자, 옹호자 등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 준다. 이 모든 것은 사회복지사가 전문가가 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여기에서 전문가라 하면 단순한 기술자, 엔지니어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예를 들어 정치가도 이데올로기 선동가, 정책 입안자, 협상기술자 등의 전문적인 영역을 지닌다. 따라서 사회복지사가 의사나 전기기술자처럼 물리적, 공학적 차원의 전문적인 기술뿐만 아니라, 인간관계의 형성과 사회변화의 능력을 포함하는 것을 전문가의 역량으로 파악되어야 한다.
사회복지사는 노동자인가, 전문가인가? 그동안 한국의 사회복지계는 전문적인 원조행위를 사회복지의 정체성으로 삼아왔다. 그런 점에서 노동자이기보다는 전문가로 자신들을 위치시키고자 했다. 사회복지사를 노동자로 인식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사회복지사가 노동력이라는 상품을 판매함으로써 살아가는 존재라는 점이다. 그렇게 되면 정당한 노동력의 대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이러한 점에서 적어도 공적인 행위의 영역에서 사회복지사의 노동을 봉사나 노동력의 정당한 대가를 받기 위해 단결, 단체교섭, 단체행동의 권리를 가져야 한다. 노동자는 피억압자의 위치에서 존재한다는 점에서 세상의 변화에 간여한다.
한편 사회복지사는 전문가인가, 비전문가인가? 사회복지는 당연히 전문적인 개입과 실천이다. 이러한 점에서 사회복지사는 전문가이다. 사회복지사가 전문적인 이유는 사회복지사들은 신념 체계, 가치, 윤리적 원칙을 가지고 있으며, 사회복지 영역에서 공통적인 사회적 기능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교육과 경험을 통해 사회복지사는 실천 지혜와 자신의 개인적 특성, 특정 재능, 클라이언트를 돕는 독특한 스타일을 발전시킨다. 더 나아가 사회복지사는 사회과학과 행동과학에서 원용된 지식 기반을 겸비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사회복지사는 전문적인 노동자이다. 즉, 그는 자본가가 아니라 임금노동자이며, 비전문가가 아니라 전문적인 개입을 실천하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참고문헌]
-유범상, 김종해, 여유진((2022), 사회복지개론,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출판문화원